김팀장은 조직 내 업무 플랫폼 교체 프로젝트를 3개월째 이끌고 있다.
별 탈없던 프로젝트가 다음 달 마감 예정을 앞두고 난관에 부딪쳤다.
플랫폼 운영업체 선정과 관련해서 기존 팀원들의 의견이 갈라지고, 대립하면서 매일매일 회의가 장기화되었다. 또한 각 팀원들이 개별적으로 접촉해오던 운영지원 업체들과 소통이 엉키면서, 감정적 충돌 상황들이 반복되어 프로젝트는 큰 위기에 직면했다.
이때 경력사원으로 작년에 입사한 이 과장이 프로젝트팀에 새롭게 합류했다.
이 과장은 기존 프로젝트 팀원들과 많이 달랐다.
기존 팀원들이 대부분 개발자였지만 이 과장은 영업사원 출신이었다. 또한 제조업인 우리 회사의 조직문화와대비되게 이 과장이 그동안 경험한 회사들은 대부분 서비스 회사였다.
이 과장의 투입이 불편함을 줄 것이라고 생각되었지만 오히려 이 과장의 투입은 신의 한 수가 되었다.
이 과장은 영업사원다운 적극적 마인드로 기존 팀원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개진했고, 결정적인 순간에 고객사와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여 결국 막혀있던 전체 프로젝트 성공을 이끌었다.
김팀장은 이 과장이 프로젝트에 큰 공헌을 해준 것이 고마워 그에게 보답하고 싶었다.
그래서 프로젝트 유공 표창자로 이 과장을 추천했는데 상무님이 반대를 했다
“이 과장은 겨우 마지막 한 달 투입을 했는데 그가 포상을 받는 건 좀 아니지 않아요?”
“아닙니다. 이 과장이 결정적인 순간에 역할을 하지 않았다면 프로젝트 성공은 어려웠을 거예요..”
김팀장은 강력하게 이 과장의 포상을 주장했다.
누구의 의견이 적절할까?
새로운 참가자가 투입된 이후 좋은 성과를 얻었다. 그렇다면 그 이유를 새로운 참가자의 아이디어에서 찾아야 할까? 아니면 이를 불편하지만 수용하고 받아들여준 기존 팀원들의 인내력에서 찾아야 할까?
노스웨스턴 대학의 필립스, 릴젠퀘스트 교수는 “Is the pain worth the gain? The advantages and Liabilities of agreeing with socially distinct newcomers”에서 살인 미스터리의 범인을 밝혀내는 과제를 진행했다.
3명의 기존 멤버와 1명의 새로운 멤버로 4인그룹을 구성한 이후, 새로운 멤버가 기존 멤버와 유사한 경우(A그룹)와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경우(B그룹)로 차별화 했다.
진행은 범인을 밝혀내기 위해 기존 멤버들끼리 5분 동안 토론을 시작하고, 이후 새로운 멤버가 그룹에 합류해서 15분간 추가로 토론하는 방식이었다.
토론 후 각 그룹은 가장 유력한 용의자를 선정했고, 이후 참가자들은 개별적으로 그룹 결정에서 자신이 느낀 효과성과 편안함, 그리고 결과에 대한 자신감 등의 설문에 응답했다.
또한 비디오 분석을 통해 기존 멤버들이 새로운 멤버에게 얼마나 많은 주의를 기울였는지, 그리고 다양성을 수용했는지에 대해서 평가했다.
그 결과
1) 최종 범인을 맞추어 성과를 높이는 것과 가장 관련성이 높은 요인은 새로운 멤버의 기존멤버와의 유사성, 그리고 새로운 멤버의 개인적 정확도, 그리고 새로운 멤버의 의견에 기존 멤버들이 얼마나 동의하는가, 이 세가지로 밝혀졌다.
2) 기존 멤버와 뚜렷한 차이가 있는 신규멤버가 속해있는 그룹(A그룹)이 기존 멤버와 유사한 신규멤버가 있는 그룹(B그룹)에 비하여 정답을 못맞혔다.
또한 각 그룹에서도 새로운 멤버의 의견이 정확할 수록, 그리고 그 의견에 동의하는 기존멤버가 많을수록 전체 의사결정이 정답을 맞힐 확률이 높았다.
3) 이렇게 좋은 결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멤버와 차이가 큰 A그룹의 기존 참가자들은 B그룹의 기존 참가자들에 비하여 새로운 멤버와의 함께 토론하면서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효과가 적고 토론 자체가 매우 불편하다고 평가했다.
4) 하지만 그 불편함을 극복하는 기존 참가자들의 수용성으로 인하여 결국 더 좋은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었다.
이는 새로운 멤버의 투입이 사회적 다양성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주어 좋은 의사결정이 되지만, 이로 인하여 기존 구성원들은 불편하고, 상호작용에 대해 큰 유능감을 못느낀다. 하지만 기존 구성원들이 이런 불편함을 극복하고 상호작용을 할때 비로소 성과를 도출하고, 그렇지 못하고 외면하면 결국 성과가 떨어진다는 시사점을 주는 것이었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조직의 좋은 결과를 만들어 간다는 것은 그 새로운 아이이더를 낸 사람의 좋은 의견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크게 기존 사람들이 그 상황에 대한 불편함을 수용하고, 그 아이디어를 받아들인 것이 더 큰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밝혀진 것이다.
김팀장은 팀원 전체에게 포상이 되도록 다시 결재 안을 올렸다.
그리고 기존 팀원들에게 이 과장의 새로운 제안이 불편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수하고 잘 수용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새로운 팀원과 기존 팀원의 조화를 통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다는 것의 중요성과 그 메커니즘을 알면서 한층 더 팀장으로서 책임감을 되짚어 의미있는 시간이었다고 스스로를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