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들은 왜 MBTI를 비판할까?

심리학자들은 왜 MBTI를 비판할까?

 몇 년전 대학원 조직심리학 수업시간에 성격이 조직성과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BIG 5 에 대해 수업을 듣는데 당시 기업교육에서 많이 활용하던 MBTI성격진단에 대한 이야기를 했더니 교수님께서 내게 이런 피드백을 주셨다.

 “ 음.. 기업교육을 하시는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한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사실 학계에서 MBTI는 거의 인정을 안 해 줍니다. 검증도 제대로 안되었다고 보고 있구요, 제대로 학문적 성과도 없다고 보고, 그냥 인기 있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솔직히 너무 인기가 많다는 것이 학자 입장에서 걱정도 됩니다. ”

 평소에 되게 너그럽고 인정이 많으셨던 교수님께서 그날 갑자기 정색을 하고 말씀을 하셔서 되게 놀랐던 기억이 난다.     

 왜 교수님은 저렇게 정색하면서 비판하신 걸까? 

 그 교수님뿐 아니라 왜 많은 심리학자들은 MBTI를 걱정하고 비판할까?

 나는 당시 가졌던 의문때문에 MBTI를 비판하는 심리학자들의 글과 영상을 열심히 찾아서 봤던것 같다.

심리학자들이 MBTI를 비판하는 것은 네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신뢰도가 매우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뢰도란 무엇인가? 동일한 방법으로 동일하게 진단 했을 경우 그 결과값의 차이가 적을 수록 신뢰도가 높다. 그런데 진단을 경험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MBTI 진단은 할 때 마다 다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심리학자들이 성격검사로 가장 유용하다고 제시하는 BIG 5 이론 신뢰도(5년후 신뢰도 0.83)와 비교해보면 더욱 그렇다.

물론 MBTI연구소는 이러한 초창기 단점을 많이 보완했고, 유형론인 MBTI와, 척도형인 BIG 5를 동일하게 비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항변하지만, 엄청나게 폭발적인 인기에 비해 신뢰도가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다는 한계는 MBTI의 뼈아픈 지점이다.   

둘째! MBTI는 순환논리에 빠지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흔히 이렇게 말한다. 

쟤 “T”야…
왜냐면 다른 사람 공감을 안하고 원칙만 따져.. 원리원칙 주의자고 매몰차, 머리로 결정하고 분석적이거든. 냉철하고 비인간적 이야..

이러다가

저사람은 분석적이고 절대적 진리에 관심이 많아. 옳고 그름을 따지고 다른 사람 감정을 고려안해, 왜냐고?

쟤는 T거든… 

 왜 T인가에 대한 설명은 제대로 못하고 상황을 단지 표현하는 순환논리에 쉽게 빠진다.

 반면 심리학자들이 선호하는 BIG 5는 나름 뇌과학적인 근거들을 여러 측면에서 제시한다.     

 성실성(Contionsness)는 전두엽 피질의 크기로, 신경증(Neuroticism)은 편도체의 과민성 때문에, 친화성(Agreeableness)는 옥시토신 수용체가 분비를 조절하는 유전자 변이체로, 외향성(Extraversion)은 신피질의 특정 영역의 흥분 정도에 따라

왜 그사람이 그러한 성격요인이 높은가에 대해 과학적인 근거를 말하고 있다. 

셋째! 부정적 성격도, 양향적 성격도 인정하지 않는다.

 심리학자들이 가장 광분하는 것이 MBTI에는 부정적 성격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이는 MBTI가 인기가 높은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모두 좋은 성격유형이라 누구나 자신의 유형을 즐겁게 이야기 한다.

 만약 16가지 유형중 부정적 성격의 대표격인 사이코패스나 마키아벨리즘 성향이 있었다면, 정직성이 떨어지는 성격이라고 진단된다면.. 그런 진단결과를 받은 당사자는 즉각 진단 퍼실리테이터 에게 항의하고 비난할 것이다.

 또한 MBTI를 진단해보면 진단구조상 내가 E를 선호하면 그만큼 I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S에 표기를 하게되면 자연스럽게 N의 점수가 낮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렇다면 우리는 둘중 하나의 유형만 가질수 있는 것일까?

실제 양향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많다.

순간순간 상황과 환경에 따라 외향형의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내향적 모습을 잘 모이는 사람도 많이 있는데 MBTI 성격진단은 모두 이런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MBTI는 아무것도 예측을 할 수 없다.  

MBTI가 유사한 사람이 모여야 성과가 좋을까? 아니면 MBTI가 다른 사람들이 모여야 성과가 좋을까? 알 수 없다.  

성공한 사업가 중에서 ENTJ유형이 많으니 ENTJ를 채용하면 좋은것인가?

ISTJ는 감사실에 배치시키고, ENTP면 영업직으로 보내라는 것이 과학적으로 증명이 되었나?

MBTI가 행복, 직업만족, 성과 등등 MBTI는 그 어떤 것도 예측한다는 것을 증명했다는 논문을 아직까지 발견하지 못했다.
MBTI의 창시자가 만든 회사인 마이어 브릭스 본사에서도 실제 검사가 수행이나 결과를 예측하는데 사용하지 말아달라고 했다고 한다.

예측을 할 수 없는 진단이라면 이보다 더 큰 약점이 있을까?

이상 네가지 정도로 심리학자들이 MBTI를 비판하는 이유에 대해서 정리해보았다. 그리고 이러한 비판의 대안으로 심리학자들은 조직심리학자 티모시 저지가 주장한 Core Self Evaluation을 제시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 네가지 약점을 모두 해결하고 있다.

 이미 과학적 증명을 통해 신뢰도를 검증받았고, 그 근거의 타당성이 증명되었다. 
조직성과 예측이 가능하며, 긍정부정을 모두 진단하여 긍정은 강화하고, 부정은 그 약점을 보완하여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성과를 높일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Core Self Evaluation을 한국형으로 재 구성하여 진단 프로그램으로 런칭한 것이 바로 GAM컨설팅의 CARAT 프로그램이다.

 다음달 열리는 캐럿 공개과정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다.

글 : 장철우 대표